전기 먹는 아기 맹수 지프 어벤저
전기 먹는 아기 맹수 지프 어벤저
하필 차 이름이 ‘복수하는 자’다. 그런데 외모와 덩치는 세상 ‘귀요미’. 유쾌한 깜짝 반전의 주역은 지프 ‘어벤저(Avenger)’다.
지난 8월 27~28일,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꼴라보하우스 도산’에서 지프 어벤저 시승행사를 열었다.
행사장은 알록달록한 컬러의 트렌디한 분위기로 꾸몄다. 지프가 겨냥한 어벤저의 타깃을 가늠할 단서였다.
이날 인사말에 나선 스텔란티스 코리아의 방실 대표는 “어벤저를 ‘아기 맹수’로 정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담한 크기지만 지프의 터프한 정체성은 고스란히 대물림한 까닭이다.
이날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판매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니르말 나이어도 행사장을 찾았다.
그는 “성숙한 자동차 시장으로서 한국을 중요하게 여겨 가장 먼저 출시했다”고 강조했다.
행사장 주차장엔 ‘선(Sun)’과 ‘레이크(Lake)’ 컬러의 어벤저가 도열해 있었다.
어벤저는 지프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이탈리아에서 디자인하고, 폴란드에서 만드는 유럽 현지 전략 모델이다.
2022년 말 유럽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다. 어느덧 누적 계약이 10만 건을 넘겼다. 어벤저는 소형 SUV다. 유럽 기준으로, 차체 길이 3.7~4.2m의 B세그먼트다.
실제로 어벤저의 덩치는 현재 지프 라인업 중 가장 작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084×1,776×1,535㎜. 레니게이드보다 방향에 따라 29~148㎜ 작다.
실물은 사진보다 앙증맞다. 어벤저의 밑바탕은 프랑스 PSA 그룹 주도로 중국 둥펑자동차(東風汽車公司)와 함께
개발한 ‘CMP(Common Moduler Platform)’ 시리즈 중 전기차 전용 ‘e-CMP2’다.
“100% 지프의 DNA(유전자)를 4m 안에 구현했죠.” 지프 디자인 센터 유럽 총괄 다니엘 카로나치의 설명이다.
어벤저는 기존 지프의 신차 디자인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했다.
각 지역별 디자인 센터끼리 내부 경쟁을 생략했다.
바로 이탈리아 토리노의 유럽 센터가 맡았다.
스텔란티스 최고 디자인 책임 랄프 질스는 “유럽을 위한 신차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벤저의 외모는 비율이 근사하고 잘 생겼다.
그런데 디자인 과정에선 멋보단 기능이 먼저였다.
가령 진입각(19°), 여각(20°), 탈출각(32°)과 최저지상고(200㎜)를 못 박은 뒤 스타일을 다듬었다.
덕분에 레니게이드의 항목별 수치 18°, 21°, 30°, 190㎜를 여각 빼곤 전부 앞선다. 우월한 험로 스펙은 여느 B세그먼트 전기 SUV와 어벤저를 가르는 경계다.
전반적 형태는 모서리가 둥글 뿐 반듯하고 꽉 찼다.
차체의 양감과 표면은 공기역학을 감안해 다듬었다.
전기차는 그릴이 필요 없다. 하지만 굳이 ‘세븐 슬롯’을 새겼다.
덕분에 멀리서도 지프란 사실을 알 수 있다. 테일램프는 제리캔(휴대용 연료통) 테마로 빚었다.
투명한 커버 속에서 레니게이드의 X 기호를 재해석한 LED 면 발광 조명이 선연히 빛난다.
망원경으로 별 보는 아이(앞 유리), 토리노 인근의 산맥(뒤 유리), 무당벌레(루프 바) 등 지프만의 ‘이스터 에그(Easter Egg, 숨은 메시지)’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프 어벤저의 트림은 ①론지튜드(Longitude, 경도)와 ②래티튜드(Latitude, 위도), ③알티튜드(Altitude, 고도), ④서밋(Summit, 정상)의 네 가지. 국내엔 론지튜드와 알티튜드가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