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그 이상 현대 7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플래그십 그 이상 현대 7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공도주행 가능한 스피드레이서,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서킷 체험
현대 7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버전을 시승했다.
디젤 버전을 없애고 그 중 일정 정도를 하이브리드로 대체해 전동화 시대를 원만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모델이다.
이미 기아 K8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을 그랜저에도 사용하는 것이기에 그 부분에서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
현대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다운 차만들기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현대자동차는 6세대 그랜저에서는 가솔린 버전을 출시한 후 반년 정도 지나 하이브리드 버전을 추가했다.
7세대에서는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동시에 라인업했다. 달라진 것은 디젤 버전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5년 전 그랜저를 출시했을 당시만 해도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50km 정도가 요구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었다.
또한 가격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이슈였다. 미국시장 기준 3만 달러 수준이 거론됐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아직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로 하고 그 전 단계인 하이브리드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시 말해 여전히 내연기관이 주류인 시대이지만 전동화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만 한다는 얘기였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우선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전기차를 위한 요소기술을 개발하는 자세를 취했다.
현대자동차가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저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라인업하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전기차 10개 차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8개 차종, 배터리 전기차 8개 차종,
연료전지 전기차 2개 차종 등을 출시할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2014년 LF쏘나타 하이브리드 출시 당시 22개보다 늘어난 것이었다.
여기에서 전기차의 경우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EV를 출시했지만 소위 말하는 개조 전기차였다.현대차그룹은 그사이 E-GMP 플랫폼을 개발해 2021년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출시하며 발 빠르게 대응했다. 무엇보다 양산 브랜드이면서 800V 시스템을 채용해 성능과 효율성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에는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에 선정될 정도로 시선을 끌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라는 과도기적인 파워트레인을 활용한다는 5년 전의 상황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빠른 속도로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다.
다만 그런 빠른 행보를 취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폭스바겐도 최근 차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 개발 로드맵을 수정했고 토요타는 전기차에 대한 전략 자체가 다른 메이커들과는 다르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시장이 허락하는 한’ 2030년부터 전기차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것은 전기차로의 길이 간단치 않다는 얘기이다.
전기차로 가야 한다는 당위성과 그것을 가로막는 현실이 부딪히고 있다.
트럼프가 촉발한 보호무역주의는 미·중 패권 전쟁으로 이어졌고 이는 코로나 팬데믹과 겹쳐 공급망을 붕괴시켰다.
여기에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원자재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더불어 바이든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우선의 정책을 통과시키면서 오히려 탄소중립을 어렵게 하는 상황이 되어 있다.
그렇다. 지금은 전기차로의 전환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그래서 BMW는 7세대 7시리즈에 내연기관과 배터리 전기차를 동시에 라인업했다.
투자와 수익을 동시에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제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독일 메이커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여전히 큰 비중을 두고 있고 일본 메이커들도 중국 시장을 의식해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현대차도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위해 울산 공장의 엔진 생산을 늘린다.
한국 시장도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이 2015년 4%(9,786대)에서 2021년 26.6%(7만 3,380대)로 늘었다.
565%가 증가한 것이다. 물론 이는 전체 판매의 98%를 하이브리드 모델로 채우고 있는 토요타가 주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