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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이보크; SUV 전문브랜드 랜드로버. 그중에서도 럭셔리 감각을 선사하는 레인지로버의 엔트리 모델을 경험했습니다.

도회적인 겉모습과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실내, 고급스러운 면 처리와 품질 좋은 소재들까지.

컴팩트 SUV 카테고리에서 감히 경쟁자가 없다고 할 수 있을 레인지로버 이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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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트 SUV 중 가장 고급스러운 감각

컴팩트 SUV 장르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제조사들이 작은차를 통해 낼 수 있는 수익이 큰 차에 비하면 적거든요.

엔트리 모델로서 알맞은 ‘가격접근성’을 갖추는 동시에 상위모델과 구분되는 ‘적당한 고급감’을 갖춰야 합니다.

까다로운 조건이지만 이 조건에 부합하는 차를 만들다 보니 공식에 맞춘 것 같은 차들이 나옵니다.

독일산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컴팩트 SUV들이 고만고만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패밀리의 일원입니다.

같은 체급 안에서도 ‘한끗’이 다른 레인지로버 브랜드 소속이다 보니 엔트리 모델임에도 남다른 고급감을 뽐낼 수 있었습니다.

체급 대비 높은 가격표를 달았지만 그에 부합하는 럭셔리함도 함께 갖췄다는 얘기입니다.

보시다시피 이렇게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통해서 이보크의 럭셔리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현재 시승차는 2018년 등장한 2세대 모델인데요.

2008년에 공개되었던 컨셉트 모델 LRX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 시작부터 독보적인 컨셉과 실루엣, 완성도를 지녔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을 통해 1세대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디테일들을 2세대에서 완벽히 구현해 마치 컨셉트카가 일반 도로 위를 달리는 듯 한 인상을 줍니다.

1세대 모델 등장 이후 10년도 넘은 셰이프지만 여전히 설득력 있고 매력적인 디자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SUV임에도 슬릭(Sleek; 매끈한, 날렵한)이란 단어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차는 찾아보기 어려울 겁니다.

LED 기술의 발전으로 폭이 좁은 램프 디자인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착실하게 담아 넣었고 동시에 시인성과 미적 감각까지 모두 뽐냈습니다.

야무진 인상에 선명한 눈빛, 섬세한 디테일들이 돋보입니다.

부드러운 작동감을 자랑하는 오토플러시 핸들

오토플러시 핸들을 당겨 실내로 들어가면 이보크의 진짜 강점이 드러납니다. 자잘한 물리 버튼들은 최소화 시키고 디스플레이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계기판을 비롯해 시동과 함께 올라오는 센터 모니터, 그 위아래로 자리 잡은 룸미러 및 공조계 패널까지 디지털 영역이 눈에 띕니다.

동시에 기교 없이 고급스럽게 담아낸 실내 디자인도 마음을 사로잡네요.

기어 셀렉터는 다이얼 방식에서 레버형태로 변경 되었고 룸미러는 일반 거울뿐 아니라 후면 카메라를 통해 차량 후면을 비춰줍니다.

실제 시승 기간 동안 줄곧 비가 내렸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상당히 뛰어난 화질 및 시야를 확보해 줍니다.


디자인에 비해 아쉬운 파워트레인

자, 이렇게 칭찬일색으로 만나본 레인지로버 이보크.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본 곳들은 모두 만족스럽기 그지없었는데요.

하지만 분명 아쉬움을 주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바로 파워트레인인데요.

2.0L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49ps, 최대토크 37.2kg·m의 충분한 힘을 발휘해 수치상 부족함이 없음에도

응답성 부분에서 다소 굼뜬 반응을 보여 답답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9단 자동변속기 역시 부지런한 성격은 아니었는데요.

외관에 비해 점잖은 캐릭터인 셈인데, 차량 특성에 맞춰 한 템포 여유 있게 운전하길 추천 드립니다.

한 번 숨을 고르고 달리기 시작하면 이내 곧 잘 달리기 시작하니 약간의 여유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컴팩트 이상의 가치

파워트레인의 아쉬움을 뒤로하면 다시 인상적인 부분들이 속속 눈에 띄는데요.

탱글탱글한 감각의 서스펜션과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에 주목해 볼 만 합니다.

서스펜션의 경우 상위 모델의 성숙함 혹은 농익은 편안함과 거리가 있었지만 체급 안에서 만큼은 확실히 고급스런 감각을 지녔는데요.

서스펜션 용량은 여느 컴팩트 SUV와 비슷하지만 한결 부드러운 관절 및 부싱류 덕분에 통통 튀는 감각을 한 피치 정도 다듬었단 인상입니다.

한편, 메리디안의 사운드 시스템도 체급 이상의 스펙인데요.

스피커와 서브우퍼의 개수가 12개입니다.

맑고 깨끗한 고음부터 베이스 빵빵한 저음까지 폭넓게 커버하며, 실내공간을 전용 오케스트라나 클럽으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합니다.

차체 하단까지 고무 실링을 적용한 도어. 덕분에 비오는 날 차에 쓸려 바지 밑단이 젖을 일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체급 이상의 상품성으로 무장한 이보크는 당연하게도 경쟁상대가 마땅치 않습니다.

체급으로나 가격으로나 직접적인 비교대상이 없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죠.

애매하다면 애매할 수 있는 포지션이지만 시장의 평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거든요.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랜드로버 중 디펜더 다음으로 많은 판매고를 올린 모델이 이보크인 것만 봐도 랜드로버의 전략은 유효했다고 봅니다.

총평입니다. 이 차 누구에게나 열린 모델이 아닙니다. 팬시한 외관과 고급스러운 실내가 주는 매력에 흠뻑 빠진 이들이 선택할 SU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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