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란종 고성능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 5 N
생태교란종 고성능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 5 N
폴스타와 르노코리아 르노와 길리 그리고 새로운 글로벌 협업
느슨해진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긴장감을 바짝 주는 생태교란종이 등장했다.
자동차에 미친 사람들이 작정하고 차를 만들면 아이오닉 5 N이 나온다.
그동안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는 ‘패스트 팔로워’였다.
이른바 ‘시장에 잘 먹히는’ 것들 위주로 핵심만 공략해 짧은 시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 과정에서 이런 저런 잡음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현재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시장이 바뀌었다.
기름을 태우던 내연기관은 머지않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시점에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은 사실상 동일한 출발선에 섰고, 그 중에 눈치가 빨랐던 몇몇 제조사는 미리 준비해 시장을 선점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대자동차도 그 선점한 무리에 속했다는 것.
현대차그룹이 준비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는 현대 아이오닉5, 아이오닉6,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에 사용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아이오닉5가 등장했을 시점부터 본격적인 고성능 전기차의 출시를 예고했다.
고백컨데 반은 믿었고 반은 믿지 않았다.
물론 현대차도 고성능 브랜드인 N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왔지만 내연기관으로 보여줬던 한계는 명확했다.
그런 그들이 전기차로 고성능 모델을 만들었을 때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RS e트론 GT, 테슬라 퍼포먼스 라인업 등과 어떤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지 상상하기 힘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걱정들은 기우였다. 기대보다도 훨씬 더 훌륭한 차를 만들어냈다.
시승을 하는 내내 ‘차에 미친 자들’이 작정하고 차를 만들면 이런 차가 나온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그만큼 이른바 ‘차쟁이’들의 눈물을 쏙 뽑아낼 수 있다는 셈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출력이다.
듀얼 모터를 사용해 최고출력은 609마력, 최대토크는 740Nm에 달하며 추가 출력을
제공하는 NGB(N 그린 부스트)를 사용했을 때는 최고출력이 650마력, 최대토크가 770Nm까지 상승한다.
과거 소년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이 640마력이었고,
우루스 라인업이 666마력인 것을 생각하면 전기모터는 고출력의 가격 접근성을 확장했다는 데에서 그 의의가 있다.
물론 이러한 출력을 내는 과정에서 모터와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하고 배터리 충방전 기술 등 수많은 연구의 결과들이 녹아 있다.
특히 낮은 출력와 높은 출력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게 만드는 스테이지 2 인버터가 주목할만하다.
스테이지 2 인버터는 저속 저토크 영역을 담당하는 CEW 모드, 고속 고토크 영역을 담당하는 OEW 모드가 나뉘어져 있다.
이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는 낮은 출력으로 높은 전비를 확보할 수 있고 스포츠 드라이빙
시에는 출력을 아낌없이 사용해 운전의 재미를 얻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스테이지를 다단화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전기차가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다.
이 기술에 대한 설명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출력에 대한 체감은 압도적이다. 650마력을 아스팔트에 뿌리며 달려나갈 때 온 몸이 짓눌리는 느낌.
게다가 속력을 높일수록 긴 휠 베이스(3,000mm)의 이점이 극대화돼 뛰어난 고속 안정감을 보이는 것도 장점이다.
최고속력은 시속 260km에 묶여 있으나 이 영역에 도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 때도 다양한 ‘기믹’을 추가한 것은 칭찬할 점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N e-시프트라고 불리는 가상 변속기다.
마치 8단 DCT를 품고 있는 것처럼 기어 단수를 패들 시프트로 조절할 수 있다.
과장을 보태지 않더라도 우리가 내연기관에서 느낄 수 있었던 변속감을 그대로 구현했다.
낮은 회전수에서는 낮은 출력을, 회전수를 높일수록 출력이 함께 높아지며 변속기가 작동하는 내연기관의 성질을 구현한 것이다.
게다가 가속 페달에 힘을 주어 달릴 때 느껴지는 변속 충격 또한 고의적으로 연출해 입가에 미소를 그린다.
또 많은 화제가 됐던 가상 사운드도 이러한 체감에 도움을 준다.
가상 사운드는 이그니션, 에볼루션 슈퍼소닉, 등 세 가지가 있다.
이그니션 모드는 흔히 말하는 ‘팝콘 사운드’를 구현하며 차가 움직일 때 들리는 풍절음,
타이어 구르는 소리와 어우러지면 제법 그럴싸한 수준으로 괜찮은 완성도를 보인다.
다만 에볼루션과 슈퍼소닉 두 가지 모드는 기대 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