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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는 구현될 하드웨어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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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이번 CES 2024에서 천명한 두 개의 주제는 수소, 그리고 소프트웨어였다.

지난 글에서 수소의 밸류체인 완성이 현대차그룹의 향우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커다란 그림이며 이미 견고한 기반이

준비되어 있는 반면 범 현대가와의 연합을 통한 에너지 시장 진출에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말했었다.

오늘은 두번째 주제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견, 혹은 조심스러운 조언이다.

미래차를 이야기할 때 SDV, 즉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를 이야기하지 않는 자동치 브랜드는 없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 특히 대표적 종합 굴뚝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관점에서는 – 것인가는 대표적 레거시 OEM인

폭스바겐의 카리아드 프로젝트가 겪어 온 난맥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CAN BUS의 종주사로서 나름 자동차 전장 및 소프트웨어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했던 폭스바겐 그룹이었지만 차량용 운영체계까지

직접 개발하는 방식의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로의 전환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출시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서야 비로소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던 ID.3의 사례가 이를 증명하였고 그 이후에도

카리아드의 개발 지체가 그룹 전체의 모델 플랜에 지연을 가져왔다는 점에서도 섣부른 소프트웨어 기반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 일쑤였다.

이런 면에서 이번 현대차가 선언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로의 전환은 전례들을 감안하여 탄탄한 추진 계획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번 CES 2024에서 현대차그룹이 밝힌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의 범위는 상당히 포괄적이다.

각각의 분야에 따른 의견을 드리고자 한다.

그 첫번째는 SDV가 SDx, 즉 전체 모빌리티 생태계의 구성 요소를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구축하겠다는 ‘Software-defined everything’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를 위하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분리하여 개별적인 개발 및 업데이트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아키텍처를 구축한다는 것을 포함한다.

이 전략은 작년 송창현 사장이 천명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디커플링’, 그리고 모듈 아키텍처, 아키텍처 표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송창현 사장은 ‘디커플링은 차량의 하드웨어 종속성을 낮추어 개발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으며, SDV 개발 속도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견 맞는 말이다. 결국은 하드웨어를 활용하여 보다 다양한 고객 편의와 경험을 유연하게 개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소프트트웨어만이 제공할 수 있는 부가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의 송 사장의 말 가운데 ‘개발의 편의성’과 ‘개발 속도’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글 뒷부분에서 말하겠지만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기반의 이동 디바이스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는 자동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고 불리워지는 점,

그리고 개발 과정에서 스마트폰의 개발 방식이 적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종산업간의 노하우 전달 과정일 것이다.

그러나 모빌리티 디바이스로의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편의성과 속도에 유혹을 받아서는 안된다.

왜냐 하면 자동차는 결국은 하드웨어가 작동하면서 노면과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이동과 조종성을 완성하는 아날로그적인 디바이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의 하드웨어로부터의 디커플링은 완벽한 하드웨어의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즉,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하여 디지털 트윈을 사용한다고 할 때, 이 디지털 트윈이 하드웨어를 완벽하게 모사하지 못한다면

그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 결합하여 작동할 때 원래 기획했던 대로 작동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위에서 송 사장이 말했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디커플링, 모듈 아키텍처,

아키텍처 표준화는 하드웨어 개발과 소프트웨어 개발 양쪽에서 모두 이루어져야만 의미가 있다.

특히 모듈형 하드웨어 플랫폼이 완성된 뒤에 이것의 특성과 잠재 성능을 완벽히 이해하여 디지털 트윈이 완성되어야 하고,

이 디지털 트윈을 이용하여 소프트웨어의 표준화된 모듈 아키텍처가 개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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