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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 MX5 낯설고도 익숙한, 그러나 중요한 전기가 될 모델

싼타페 MX5 낯설고도 익숙한, 그러나 중요한 전기가 될 모델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 변화

현대 싼타페 MX5가 공개되었다. 그동안 여러 렌더링으로 예상했던 대로 H자로 앞뒤를 감싼 박스형 스타일이다.

나는 처음 신형 싼타페 디자인을 대면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쉬워요. 좋은 뜻으로.’

이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한 마디로 함축한 말이었다.

쉽다는 뜻은 누가 보아도 현대차라는 것을 알 수 있는 H 라이트의 디자인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누가 보아도 갤로퍼를 떠올리는 디자인. 이것은 요즘 현대자동차가 주력하고 있는 헤리티지의 재해석과도 연계가 되는,

즉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과도 궤를 함께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스형 디자인과 연결된다. 누가 보아도 SUV이고, 누가 보아도 넓게 생겼다는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즉, 브랜드, 마케팅, 시장을 다 담은 것이다.

나는 싼타페 TM을 현대차, 그리고 우리 나라 자동차 산업과 시장에게 매우 중요한 이정표이자 전환점으로 생각한다.

싼타페 TM은 드디어 크로스오버 SUV가 세단을 제치고 승용차 시장의 주류가 되겠다는 선언과 같은 차였기 때문이다.

매끄럽고 부드러운 주행 질감은 승용차를 대신하기에 충분했고 조종 감각도 세단에서 바로 넘어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요즘 현대차 크로스오버

모델들의 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디자인과 질감에서도 이전까지의 터프함 혹은 다이내믹함을 강조하던 디자인 언어와

실용성을 중시하지만 다소 거친 소재와 마무리 수준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던 것이다.

‘MAKE QUALITY TIME’이라는 싼타페 TM 출시 당시의 슬로건이 이를 대변한다.

그리고 이번에 출시된 싼타페 MX5는

다시 한 번 주류 크로스오버 SUV의 컨셉 진화를 보여준다.

디자인 자체에 대한 호 불호는 오늘은 거론하지 않기도 하자. 그 대신 ‘왜 이렇게 디자인했을까?’에 집중하자. 그것은 SUV + Space다.

이전의 크로스오버 SUV들은 정통 SUV의 디자인을 부담스럽게 생각했다. 우아한 세단과 대조되는 거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로스오버 SUV들은 유려한 곡선 혹은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 세단과 비슷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접목하려고 노력했었다.

심지어 소형 SUV들 가운데에는 해치백을 살짝 높인 듯한 디자인이 주류였던 시절도 있었을 정도.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정통 SUV의 디자인에서 모티브를 가져 온 크로스오버 SUV들이 대세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이제는 이전의 우아한 세단 자체가 변하고 있다.

이제는 쿠페형 세단이 세단의 주류가 될 정도로 이전의 보수적인 세단들은 프리미엄 시장 일부를 제외하고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또한 정통 SUV들도 이전보다 훨씬 매끈하고 도시적인 디자인을 채용함으로써 간격을 좁혀왔다.

디자인 언어는 유지하되 디테일에서 이전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 랜드로버의 디자인 변화가 대표적인 사례.

또한 전기차 시대에는 정통 SUV는 물론 픽업까지도 이전과는 다른 매끈한 표면 디자인을 채용하였다.

리비안 모델들, 그리고 포드 F-150 라이트닝이 대표적.

두번째 이유는 박스형 디자인의 실용성이다. 확실히 더 넓은 실내 공간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공간감과 개방감에서도 유리하다.

즉, 패밀리 카에서 가장 중요한 거주성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정통 SUV에 가까운 박스형 실루엣이 유리하다는 사실이다.

디자인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면서 넓은 공간의 실용성과 거주성이 대두되면서 박스형 디자인의 장점이 부각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싼타페 MX5는 이와 같은 트렌드를 대단히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더욱 강화한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확인할 수 있는 디자인적 특징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는 듀얼 무선 충전기가 배치된 넓고 낮은 센터 콘솔이다.

넓은 공간은 넓게 사용한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물러선 크래시패드와 낮은 센터 콘솔은 박스형으로 살짝 일어선 A 필라가 제공하는 넓은 얼굴 앞 공간과 함께 실내의 개방감을 극대화한다.

두번째는 차체 끝까지 이어진 완전 박스형인 루프 실루엣과 대형 테일게이트다.

뒤가 무겁게 보인다는 디자인의 어색함을 감수하더라도 극단적으로 넓은 캐빈 공간과 적재함 공간,

그리고 캐빈 끝에 앉아도 옆이 트여 있지 않은 디자인에서 오는 아늑함, 그리고 대형 테일 게이트가

커다란 처마처럼 느껴지는 캠핑의 쾌적함 등 실용성에 올인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돌고 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싼타페 MX5는 디자인의 윤회를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사용하려고 한다.

잘만 된다면 새로운 트렌드의 창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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