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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오리진; 일본 최대의 자동차 업체인 토요타가 처음 자동차를 만든 것은 1935년의 일이다. 세 대의 A1 시제차를 만든 뒤 1936년부터 세단인 AA형과 컨버터블인 AB형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토요타는 자동차 제조업체로 세계 자동차 역사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첫 자동차를 만들고 64년이 흐른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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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의 일본 내 누적 생산량은 1억 대를 넘어섰다. 일본에서 토요타보다 먼저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닛산, 미츠비시 등을 제치고 거둔 기록이다.

게다가 세계 각지에서 적극적으로 현지 생산을 하고 있던 토요타로서는 내수 시장 지배력과 더불어 수출 기반으로서 국내 생산의 역할이 컸음을 반증하는 일로 의미가 컸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토요타는 특별한 차를 한정 생산 및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2000년 11월에 발표하고 판매를 시작한 오리진(Origin)이 바로 그 차였다.

기원, 근원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를 모델 이름으로 정한 데에서도 알 수 있듯, 세계적 자동차 업체로 발전한 토요타의 뿌리를 느낄 수 있는 차라는 의미를 담은 차였다.

오리진의 겉모습은 1세대 크라운(Crown)을 현대화한 것이 특징이었다.

상징성을 따진다면 당연히 첫 양산 모델인 AA를 재현해야 했겠지만, 1996년에 이미 자동차 생산 60주년을 기념해 100대 한정 생산한 클래식(Classic)에서 디자인의 소재로 삼은 바 있었다.

토요타 오리진

소량 한정 생산 모델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개발과 생산은 협력업체인 간토자동차공업(関東自動車工業, 이후 다른 업체와 함께 토요타자동차동일본으로 통합)이 맡았다.

외부는 오리지널 모델의 모습을 최대한 살렸다. 주요 차체 패널은 분할 성형 방식으로 만들었고,

전통 옻칠 기법을 응용한 도장 방식을 써서 차체색에 깊이를 더했다.

원형 헤드램프, 크롬 범퍼와 그릴, 세로형 테일램프, 뒤쪽이 둥글게 꺾인 뒤 도어 유리는 물론이고 C 필러까지 깊이 파고든 대형 곡면 뒤 유리 등이 어우러져 복고적 분위기가 물씬했다.

특히 1세대 크라운의 대표적 특징이었던 코치 도어(앞뒤 도어가 마주보며 열리는 방식)를 되살린 것이 화제가 되었다.
역대 크라운 가운데 코치 도어를 쓴 모델은 1세대 뿐이었다.

철저하게 복고풍이었던 외관과 달리, 동력계 및 구동계, 편의 및 안전장비와 실내는 매우 현대적이었다.


바탕으로 활용한 중대형 고급 세단 프로그레의 물리적 구조와 현대적 내장을 거의 그대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꾸밈새는 더 고급스웠다. 색과 무늬를 고려해 엄선한 천연 목재 장식을 썼고, 천연 가죽 시트는 파이핑과 재봉선에 신경을 써 품질을 높였다.
대시보드 가운데에 있는 공기 배출구에는 아날로그 시계를 달았다.

1세대 크라운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인 코치 도어를 재현한 것도 눈길을 끈다.


토요타는 오리진 1000대를 한정 판매한다고 밝혔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면 실제 생산 대수는 그보다 조금 더 많았으리라는 주장도 있다.
값은 판매 당시 700만 엔이었다. 당시 토요타의 실질적 최상위 모델인 셀시오(렉서스 LS)보다도 더 비쌌다.


특별한 차였던 만큼 상당수는 지금도 남아있는 듯하고, 출시 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차들보다 감가율은 훨씬 낮다.

오리진의 디자인

오리진의 겉모습이 만들어지는 동기가 된 1세대 크라운은 1955년 1월에 나왔다.


2차대전 후 대부분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이나 유럽 업체와 제휴해 KD(부품 조립) 방식으로 승용차 양산을 시작한 것과 달리,
토요타는 독자적으로 크라운을 개발하고 생산했다. 크라운을 만들면서 토요타는 차체 대량 생산에 처음으로 프레스를 사용했다.


나아가 결과적으로는 판매에 실패했지만 일본 승용차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된 모델이기도 하다. 토요타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모델일 수밖에 없다.

1955년에 나온 1세대 크라운은 미국 차 분위기를 내는 ‘일본인 취향의 고급차’로 디자인되었다.


1세대 크라운의 디자인은 시장 조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일본 실정에 맞도록 작은 차로 계획했지만, 당시에는 일본도 승용차는 관공서,
택시 업계가 아니면 부유층이나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일본인 취향의 고급차’ 분위기를 내는 것이 기본 방향이었다.


사내 검토를 위해 미국차와 영국차를 닮은 시제차 네 대가 만들어졌는데, 그 가운데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캐딜락을 모티브로 삼은 차였다.

유럽 스타일이 지배적이었던 다른 일본차들과 달리 화려한 분위기였던 것도 1세대 크라운의 인기에 영향을 주었다.
당시 미국 차에 유행했던 테일 핀 스타일과 굴곡있는 뒤 펜더도 크라운의 특징 중 하나였다.


크라운은 상당히 인기를 끌었고, 그 덕분에 1960년대 라인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2차대전 패전 후 미 군정에서 벗어나 경제 재건을 시작하던 시기에, 미국 차를 닮은 크라운이
‘미국=강대국’ 또는 ‘미국차=고급 차’라는 이미지로 일본 소비자들을 자극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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